전산관리 빅데이터 분석 결과
PSY 10년간 1.7마리 증가 그쳐
발정체크로 비생산일수 줄여야
경북 고령의 한 양돈장에서 어미돼지와 새끼돼지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국내 양돈농가들의 생산성이 수년간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산 돼지고기 공세가 매년 거세지는 상황에서 양돈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면밀한 모돈 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양돈 전산관리 프로그램 ‘피그플랜’ 운영업체인 와이즈레이크(대표 안승환)는 최근 대전 서구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2022 피그플랜 빅데이터 심층분석’ 보고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밝혔다.
피그플랜을 사용하는 양돈농가는 전체 양돈농가(3162곳, 통계청 농림어업조사 기준)의 20.5%에 해당하는 647곳이다. 해당 농가 중에서 1년간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한 453곳(국내 전체 양돈농가의 14.3%) 데이터를 기준으로 심층 분석이 이뤄졌다.
양돈농가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이유마릿수(PSY)’는 24.3마리로 전년 대비 0.1마리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당 지표가 10년 전인 2013년 22.6마리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10년간 불과 1.7마리 증가하는 데 그친 셈이다.
이처럼 PSY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모돈 회전율(어미돼지 연간 출산 횟수)’이 매년 동일한 수치를 보이고 있어서다. 2022년 모돈 회전율은 2.3회였는데, 2013년에도 해당 수치는 같았다. 모돈 회전율은 365일(1년)을 임신일수와 포유일수·비생산일수를 합친 값으로 나눈 수치다. 모돈 회전율을 높이려면 해당 산식에서 분모값을 줄여야 하는데, 임신일수와 포유일수는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비생산일수를 줄이는 것이 생산성 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은한 와이즈레이크 이사는 “다산성 모돈은 국내 농장에서 어느 정도 정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성이 크게 늘지 않는 건 결국 모돈 분만사고 발생률과 폐사율이 높고, 모돈 회전율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농장에서 재발정 체크를 꼼꼼히 해 비생산일수를 줄이고, 모돈 폐사를 예방하기 위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농가별 성적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에 속한 농가들의 경우 PSY가 27.9마리로 전년 대비 0.3마리 늘어난 반면 하위 30%에 속한 농가들은 PSY가 전년보다 0.2마리 줄었다. 두 그룹의 격차는 6.8마리에서 7.3마리로 0.5마리나 벌어졌다.
하위 30%에 속한 평균 수준의 농장(모돈 414마리 기준)을 비슷한 규모의 상위 30%에 속한 한 농장과 비교해본 결과 매출액이 11억6000만원, 연간 출하마릿수가 2568마리나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그룹에 속한 농가들은 모돈 비생산일수 단축, 모돈 사양관리 개선을 통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와이즈레이크의 조언이다.
이번 보고서 분석에 참여한 안기홍 양돈연구소 박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장마다 장단점을 보완하고 운영방식을 바꿔 생산지표를 개선시켜나가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전=박하늘 기자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407500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