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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해결 실마리 보이나… 차단방역은 필수 2025-05-22
▲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여주시 썬밸리호텔에서 경기도 주최로 '2025년 동물방역 국제전문가 초청 국제워크숍'이 개최됐다. (사진 / 이명화 기자)
▲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여주시 썬밸리호텔에서 경기도 주최로 '2025년 동물방역 국제전문가 초청 국제워크숍'이 개최됐다. (사진 / 이명화 기자)

최근 한돈농가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ASF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과 백신 개발 현황이 소개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생물보안의 개념과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국제전문가의 목소리도 나오며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일깨웠다.

이는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여주시 썬밸리호텔에서 경기도 주최로 개최된 '2025년 동물방역 국제전문가 초청 국제워크숍' 둘째 날에서 나왔다. 워크숍은 경기도와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간 동물방역 분야 등 협력 강화를 위해 국제 MOU를 체결하고 이에 대한 첫 걸음으로 국제전문가를 초청하였으며, 일일 150여 명이 참석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워크숍은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이하 CSU) 모 살만(Mo Salman) 교수와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오연수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한국의 ASF 예방 및 통제조치(강해은 과장 /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병과) △질병 예방 및 통제에서 생물보안의 역할(모 살만 교수 / CSU) △ASF 백신 개발 현황-안정성과 유효성(서정향 연구소장 / (주)코미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ASF 관리 및 FAO의 역할과 노력(오윤이 박사 / FAO) △중장기적인 ASF 대응전략 및 차단방역(유대성 교수 / 전남대학교 수의학과) 순으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ASF 예방 위해선 차단방역 필수

▲ 농림축산검역본부 강해은 해외전염병과장
▲ 농림축산검역본부 강해은 해외전염병과장

강해은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장은 '한국의 ASF 예방 및 통제조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차단방역과 국경 검역 등 국내 방역 현황을 공개했다.

검역본부는 해외 질병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동물복지, 기후 변화, 신종 질병에 따른 연구를 진행하는 등 산업을 보호하고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큰 재난형 질병에 대응하고 있다.

강해은 과장은 차단방역의 중요성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는 ASF를 통제하기 위해 농가의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차단방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야생멧돼지에서 검출되는 바이러스와 똑같은 양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역본부는 상시 예찰을 통해 우리나라의 모든 질병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사전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ASF는 유병률이 굉장히 낮은 질병이나 병원성은 높기 때문에 액티브 서베일런스(Active surveillance)를 실시하는 전략을 통해 시설과 환경적으로 취약 농가를 지정하고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Active surveillance : 적극적 관찰, 능동감시
상태가 나빠지는 변화가 없는 한 어떠한 치료도 진행하지 않고,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려는 치료 방향

이 밖에도 강 과장은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차단으로 인해 섬과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국경 검역에 집중하면 공식적인 루트로는 해외 질병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여행객에 의한 불법 휴대 축산물 모니터링을 통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적발된 불법 휴대 축산물에서 가축 질병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과장은 ASF 차단울타리 설치로 ASF 전파 속도를 현저히 늦춰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야생멧돼지의 이동을 제한하하기 위해 설치된 울타리로 인해 다른 동물의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환경부, 농식품부와의 협의를 통해 일부 개방하는 방식으로 생태계 보전에 지장이 없도록 논의하고 있다.

"백신 만병통치약 아니야"... 차단방역 통한 생물보안 실현

▲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모 살만(Mo Salman) 교수
▲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모 살만(Mo Salman) 교수

모 살만 CSU 교수는 '질병 예방 및 통제에서 생물보안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ASF와 같은 질병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생물보안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생물보안이란 병원체의 유입과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위생과 관련된 노력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생물차단과는 다른 개념이며 최근 병원체의 고의적인 유입이나 테러 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모 살만 교수는 "생물보안은 농장, 지역, 국가 수준에 있어서 모두 적용되어야 한다. 농장 간 차단방역도 중요하지만 지역 간 모니터링 검사도 철저히 실시되어야 하며, 더 크게 나아가서는 국제협력을 통해 차단방역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물보안의 필수 요소로 △병원체의 유입 차단 △예기치 않은 상황 확인 △개입과 대응을 꼽으며 "생물보안의 세 가지 요소는 상호 연관이 있으며 포괄적인 시각으로 차단방역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병원체를 차단하기 위해 신속한 진단 기술로 문제를 '탐지'함으로써 집단 내 병원체 감염 동물을 선별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병원체의 '출처를 확인'하여 인접 지역의 질병 유입 이전에 경계를 강화하고, 감염 개체가 섞이기 전에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선 철저한 기록 보관과 정보 수집이 전제되고, 집단 내 신속한 보고 체계를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입과 대응을 적절히 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실용적이며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타 산업 및 시설과의 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모 살만 교수는 "질병에 있어 백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차단방역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사육규모, 사육형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그에 맞는 차단방역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미팜 백신은 수학 공식... 100% 생존율

▲ 코미팜 서정향 연구소장
▲ 코미팜 서정향 연구소장

서정향 코미팜 연구소장은 'ASF 백신 개발 현황-안정성과 유효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ASF 임상 시험 현황과 백신의 개발 상태에 대해 공유했다.

지난 4년 동안 11차례에 걸쳐 백신 실험을 진행해 온 코미팜은 미국 농무성으로부터 ΔI177L과 ΔLVR 백신주를 분양받아 이 중 더 안전한 ΔLVR을 백신 후보주로 선택했다. 이는 ΔI177L 접종군은 부검 결과 ASF 유사 병변이 확인된 반면 ΔLVR의 경우에는 특이한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ΔI177L 접종군은 부검 결과 ASF 유사 병변이 확인된 반면 ΔLVR의 경우에는 특이한 소견이 확인되지 않아 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 ΔI177L 접종군은 부검 결과 ASF 유사 병변이 확인된 반면 ΔLVR의 경우에는 특이한 소견이 확인되지 않아 더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ASF의 주 전파 매개체인 야생멧돼지를 대상으로 한 미끼 백신 개발에 초점을 둔 경구 백신인 '105.0TCID50/50ml'을 실험군에 접종 이후 공격접종한 결과, 22일차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경구 백신은 야생멧돼지의 기호성, 항체 형성 등 자연 조건에서 제대로된 기능을 수행하도록 추가 연구가 진행되는 단계이다.

서정향 소장은 "코미팜 ASF-VACTM 백신은 경구와 근육접종 이후 병원성 야외주 공격접종 시 100% 생존하기 때문에 수학 공식과 같다"면서 "접종 이후 56일차까지도 높은 수준의 ASF 방어 항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임신 모돈 시험 결과에서도 유산이 발견되지 않고 분만한 자돈에서 모체 이행항체 수준의 항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변화 필요"

▲ FAO 오윤이 박사
▲ FAO 오윤이 박사

오윤이 FAO 박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ASF 관리 및 FAO의 역할과 노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주요 단백질원인 동물 복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식량 안보와 관련해 힘쓰고 있는 FAO의 ECTAD(Emergency Centre for Transboundary Animal Diseases)가 하는 일에 대해 소개했다.

ECTAD는 정책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나 SOP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회원국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농가를 위한 생물보안의 개념을 담은 책자, 영상, 포스터, 소셜미디어 카드, 게임 등을 제작하여 도움을 주는 업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ECTAD는 주요 프로그램인 CABI(Communty ASF Biosecurity Interventions)를 통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지역의 농가에 생물보안 개념을 인식하도록 돕고, 축사가 전무한 지역에 울타리, 분리시설 등을 설치하여 ASF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효과를 본 오윤이 박사는 "생물보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생물보안은 질병 차단뿐만 아니라 집단 내에서 질병이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정부가 명령을 하달하면 지자체에서 농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현장 농가의 목소리를 지자체와 정부가 듣고 피드백을 담은 정책이 마련되는 유기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역은 결국 사람이 한다

▲ 전남대학교 수의학과 유대성 교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유대성 전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인 ASF 대응전략 및 차단방역'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ASF 방역 정책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중장기 대책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ASF를 방어하기 위해 야생멧돼지의 개체수를 1km2 당 0.7두를 목표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야생멧돼지의 개체수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계산한 수치이나 야생멧돼지의 어린 개체 생존율 증가, 임신 가능 연령 확대 등 생태계가 변화함에 따라 개체수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변화 양상 반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대성 교수는 위치추적기 부착 및 실시간 데이터 수집 시스템 구축을 통해 ASF 전파 확산을 예측하는 야생멧돼지의 확산 저감 정책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양돈농가로의 ASF 전파 예방을 위해 열화상 드론을 활용한 주기적 예찰을 실시하고 농장주의 위험 인식 수준을 조사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유 교수는 "ASF 차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재유입 및 신종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라면서 "방역은 결국 사람이 중점이다. 중장기적인 인력 운영 및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자율적인 방역을 위해 농장에 중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강영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ASF가 접경 지역에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추가 발생이 없길 바란다"면서 "이번 워크숍은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국내 양돈농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과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역 대책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워크숍은 첫째 날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셋째 날에는 럼피스킨(LSD) 차단방역을 위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가축전염병 관리, 예방 및 통제, 역학조사 등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국내 방역 수준이 한 걸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명화 기자】

기사원문 : http://www.pignpork.com/news/articleView.html?idxno=15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