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PSY 38두를 기록하고 있는 뱅커스 농장의 총산자수 극대화 전략으로 올바른 웅돈 노출을 통한 강한 발정을 유도하여 충분한 배란수를 확보하고 있다는 생산성 향상 전략이 나왔다. 또한 높은 인건비로 인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한정된 시간·인력 속에서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소화,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박광욱)과 (주)선진은 지난 12월 19일 도드람타워 3층 대회의실에서 '한돈산업에 혁신을 불어넣다'의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마지막 주제발표자로 나선 도드람 수의1팀 안교현 수의사는 '네덜란드 MSY 38두 농장의 비결과 우리의 도전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안교현 수의사는 네덜란드에서 PSY 38두를 기록하고 있는 뱅커스 농장의 총산자수 극대화 전략, 임신/분만모돈 관리 등 높은 번식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들을 전해 많은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정된 인력… 고효율 인력관리·저인력 우선 사양체제 변경
네덜란드와 우리나라의 공통점은 제한된 시간 및 인력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수의사는 네덜란드의 특장점으로 높은 인력 가성비를 꼽으면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수의사는 "농장 업무의 제한된 시간 및 인력부족에 따라 'To do list(중요한 일)'이 아닌 'priority list(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설정하여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네덜란드에서는 모든 일을 제한된 시간 내에 모두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업무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가장 중요한 업무부터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는 산자수가 많은 덴마크 종돈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프랑스 종돈 회사로 변경하는 등 종돈의 선택 기준도 업무 우선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총산자수 비결은? '충분한 웅돈 노출… 배란수 극대화'
네덜란드 양돈장에서 총산자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우선순위로 꼽는 업무 중 하나는 '이유 후 웅돈 노출'이다.
이는 포유가 끝난 이후 젖 분비가 끊긴 상태에서 이유모돈의 성호르몬이 돌기 시작, 난포기 배란 시점에 강한 발정 자극으로 배란수를 높이기 위함이다. 특히 이를 위해 인력이 부족한 뱅커스 농장은 주말에 웅돈 노출 업무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월요일에 이유를 실시하고 월~수요일 웅돈 노출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우선순위 업무로 이유 후 웅돈 노출을 배정하고 이에 따른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유일도 조정한 셈이다. 이는 주 교배 타이밍(월~수요일)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안 수의사는 "네덜란드는 주말과 평일의 업무 배치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며 "그중 교배하는 시점보다는 총산자수를 높일 수 있는 교배 준비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모돈, 오전/오후 10분씩 웅돈노출… 웅돈사 위치도 중요
뱅커스 농장에서는 주간 교배복수가 6~70두에 달하지만 이 모든 업무를 교배사 직원 1명이 수행하고 있다. 특히 교배사 직원은 이유모돈의 웅돈 노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데, 오전/오후 모돈 5마리 당 5분씩 2두의 웅돈 노출을 교차로 진행하고 있다.
안 수의사는 "뱅커스 농장에서는 웅돈 노출 업무에 매일 1시간씩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농장들이 수태율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3~4개월 뒤에 나타나는 총산자수를 위해 꾸준이 웅돈 노출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혹 웅돈 노출을 중요시 여긴 국내 농장에서 이유모돈 사이에 웅돈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웅취에 익숙해져 강한 자극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웅돈사는 최대한 멀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유모돈 전용 사료 급여… "비타민 E·포도당 별도 급여해"
이 밖에도 뱅커스 농장의 특이점은 이유모돈 강정사양 시기에 포유돈·임신돈 사료가 아닌 이유모돈 전용사료를 급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뱅커스 농장주의 말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도 과거 10년 전 이유모돈에 포유돈 사료를 급여했지만, 포유돈 사료는 젖 분비에 영양 포커스가 맞춰져 이유모돈이 젖 통증으로 인해 사료를 잘 먹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유모돈 전용사료를 급여할 때에도 비타민 E와 포도당을 별도로 급여할 만큼 영양 보충에 각별히 신경쓴다고 전했다.
일정한 모돈 체형관리… 후보/임신/분만돈 체형관리 어떻게?
안 수의사는 특히 뱅커스 농장의 후보/임신돈/분만돈의 체형관리에 주목했다.
후보돈의 경우 초교배 전 강정사양 과정을 필수로 가져가고 있으며, 정확한 교배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발정동기화를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초산차 총산자수의 중요성을 기본적으로 인지하여 관리에 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신돈의 경우에도 교배 후 30일까지 마른/표준/과비 모돈을 구분하고 각기 다른 양의 사료를 급여하고, 이후엔 일정한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 실제로 안 수의사가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등각기로 50~100일 차 임신모돈의 체형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등각 15~16 수준의 일정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분만모돈의 경우에는 분만 직전 임신 후기 사료량의 감량 없이 일정하게 급이하고, 분만 후 사료 증량 시기에는 우리보다 급이량을 급격하게 높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네덜란드의 포유모돈 사료는 펠렛 형태로 급여하고 있어 사료량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수의사는 특히 "임신 초기에 체형을 얼마나 잘 회복하는지 국내에서도 연구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수태율 증가를 위해 웅돈 노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총산자수 증대를 위해 웅돈 노출을 하고 있다"며 목요일 이유 후 곧바로 웅돈 노출을 실행해 볼 것을 당부했다.
【곽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