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축사 화재가 385건이 발생한 가운데 절반(49%)에 가까운 비율이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농업재해보험연감에 따르면, 2021년 화재로 인한 보험금지급 비율이 26.5%에서 2022년 34.4%로 7.9%p가 증가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집중호우가 잦은 여름철, 축사 화재와 정전 사고 예방을 위해 전기 시설과 배선 설비 등을 꼼꼼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여름철에는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축사 내 냉방기와 환기 시설 사용이 급증하는 시기다. 과도한 전력 사용은 누전이나 합선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불러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플러그와 콘센트 상태는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낡거나 손상된 전기 기구는 즉시 교체해야 한다. 전기 기구의 접촉 상태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주위에 쌓인 먼지와 거미줄도 제거하면 좋다.
축사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 기구는 안전 인증을 받은 공인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콘센트나 소켓 하나에 전기 기구 여러 개를 동시에 연결하면 안된다.
또한 자동급이기, 환기시스템 등 전기 자동화 시설이 설치된 축사에서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전 발생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정격전류 초과로 발생하는 전원 공급 차단에도 대비해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무창형 돈사의 경우 정전으로 환기휀 작동이 멈추면 가축의 질식사 위험이 커져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비상시에 대비해 평소 소요 전력량의 120% 용량에 해당하는 자가 발전기를 확보하고, 주 1회 이상 연료 점검과 발전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이 밖에도 축사 안팎의 전선 피복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쥐와 해충 등이 전선 피복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배관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비가 잦은 시기에는 배전반과 전기 구동 장치 주변에 물이 새거나 습기가 차지 않도록 점검하고, 누전차단기 작동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낙뢰 위험이 큰 고지대나 산간에 있는 축사에는 반드시 피뢰침을 설치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장길원 과장은 “지난해 발생한 축사 화재 원인 중 49%가 ‘전기적 요인’으로 나타났다”며 “올여름도 축사 전력 소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가에서는 전기 설비를 자주 점검하고 화재 예방에 각별하게 신경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