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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도체 등급판정제도’ 현행대로 유지된다 2024-03-10

현재 의무적으로 시행 중인 돼지 도체 등급판정 제도를 정부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말부터 육가공업계가 자율화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한한돈협회 등 생산자단체가 반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와 별개로 최근 과지방 삼겹살 등 돼지고기 품질 논란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지표 개발 필요성이 대두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돈협회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 반대”…정부 현행 유지키로=한돈협회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돼지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 관련 의견’을 제출하고 반대 의견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문가 협의회를 열고 돼지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현행 제도가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다, 육가공업계에서도 실효성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협의회에서 정부는 한돈협회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등 이해 당사자 모두가 동의할 때 돼지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돈협회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유통수급위원회를 열어 내·외부 전문가 의견을 검토했다. 그 결과 돼지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현재 농가와 육가공업체 간 돼지 가격 정산은 돼지 한마리에서 생산되는 지육량에 따라 일정한 대금 지급률을 정해놓고,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추가금을 주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돼지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로 등급 기준이 없어진다면 가격 협상 주도권이 육가공업체 쪽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본지 2월16일자 4면 보도). 농식품부 관계자는 “제도 개편은 이해 당사자간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생산자단체에서 반대 의견을 밝힌 만큼 자율화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남은 숙제는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지표 개발=돼지 도체 등급판정 자율화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큰 숙제가 남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인식이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과지방 삼겹살 품질 논란을 계기로 돼지고기 품질 정보를 알릴 수 있는 지표 개발 필요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면서다. 다만 현재 소비자단체 등이 요구하는 돼지고기 육질 정보 제공은 쉽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쇠고기와 같은 방식으로 돼지고기 육질을 판정하려면 냉도체 육질을 측정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한데 국내 도축장 여건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냉도체 육질 측정은 돼지를 도축 후 0℃ 내외의 냉장시설에 보관해 등심 부위 내부 온도를 5℃ 이하로 떨어뜨린 뒤 절개 부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하도록 돼 있다. 이왕열 축평원 품질평가처 팀장은 “한우는 연간 도축마릿수가 80만마리에 불과한 반면 돼지는 1800만마리에 달한다”며 “현실적으로 모든 돼지에 대한 냉도체 육질 측정을 시행할 만한 냉장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축평원, 지방 함량 표시 대안 제시…한돈협회 자체 품질인증제 시범사업 3월 선봬=이같은 어려움을 인지한 정부는 지난해부터 축평원과 함께 삼겹살을 판매할 때 간단한 지방 함량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삼겹살 지방 특성에 따라 ▲가슴삼겹살 ▲배삼겹살 ▲허리삼겹살 ▲혼합삼겹살 등으로 제품을 구분해 소비자들이 선호에 따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삼겹살 품질 이슈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정호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기본적인 지방 함량 정보만 제공하더라도 품질 논란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면서 “시범사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생산자단체에서도 민간 품질인증제 도입을 계획 중이다. 지난해 한돈미래연구소에서 진행한 ‘한돈 고급화를 위한 지표 실증 연구’를 기반으로, 도체중·등지방두께·지방함량·명도(육색) 등 새로운 지표를 내세워 일정 규격에 맞는 돼지고기를 프리미엄 한돈으로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좋은 품질의 돼지고기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지표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3월 중 시범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기사원문 : https://www.nongmin.com/article/20240308500556